2024/04/16

     

    와 

    정말 바쁜 1분기가 지나갔고, 

    이제야 내 삶을 계획하고 되돌아 볼 심적 여유가 생겨 글을 쓴다. 

    근 2-3년간 내가 내 삶을 조절할 수 없는 마냥 늪에 빠져 무기력하게 허우적거린 느낌이었다면,

    이제 거기 빠져나와서 간신히 정신을 차릴 수 있는 느낌이다.

     

    채용 시장은 생각보다 빡세다.

    내가 학부 졸업할 즈음보다 TO가 줄었다고 듣긴 했는데 

    좀 더 체감되는 느낌.

     

    생각보다 내 스펙 (...)에 비해 서류 합격률이 낮은 것 같아

    많이 우울하고 이해가 안되었다. 나를 적어도 서류에서 떨어트릴 이유가 있나? 왜??

    라는 생각으로 많이 힘들었었다 ..

     

    뭐 그래도 컨설팅 받으면서 이야기를 들었던 것은

    지원자가 워낙 많으니, AI 서류 평가가 들어갈 것이고, 

    때문에 정량적인 갯수가 중요한데 이 경험의 갯수가 적다는 것이다.

    직무에 연관된 경험과 증빙 가능한 경험만 작성하라고 해서 

    서류를 컴팩트하게 만들고자 적게 작성했는데

    그게 탈락의 주 요인일 것 같다고 하셨다.

     

    그 얘기 듣고 내심 안심되면서도, 눈물이 났다. 

    서류 탈락할 때마다 내심 내가 살아왔던, 고군분투해왔던 삶이 부정 당한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채용 시장의 규모와 경쟁자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것도 사실이고, 

    그건 내가 어쩔 수 없는 운의 요소가 필연적으로 존재한다는 것도 알지만..

     

    그래도 조금 서러웠다. 

    그 당시 친구, 선후배가 쉽게 들어갔던 그 기업을 (물론 그들도 노력해서 힘들게 들어갔을거란 것을 알지만.. )

    나는 서류조차 통과하지 못한다는게 

    너무 너무 자존심 상하고 억울하고 슬펐다. 

     

    아니, 학점도, 대회 수상 경험도, 관련 경험도..

    심지어 대학원 학벌조차 올렸는데 도대체 왜..? 라는 생각 .. 

    아직 조금 억울하고 슬프지만, 삶에 크고 작은 '억까'가 없었던 적이 있었던가..

     

    그냥 레몬밖에 내 삶에 주어지지 않는다면, 레모네이드를 만들어야지 뭐 ..

    그냥 지금 이 시점에서 저점을 찍고, 더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보려 한다. 

     

    지금 당장의 안 좋은 결과를 통해서,

    모든 일은 최선을 다해야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것을 배웠고

    잠시 내 실력이 아닌 학력에 취해 경쟁력이 있을 거라 착각했다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각자의 성과나 성취가...성공했다고 자만할 거리도 아니고

    그에 못 미친다 하더라도 모두 각자의 사정이 있을 뿐 이란 것을 사무치게 배웠다.

    그러니까, 꺾여보니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넓어지는 것 같다. 

     

    나중에 큰 일/프로젝트를 하려면 더 큰 그릇의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겠어..?

    절치부심의 마음으로 불태우는 것도 좋지만.. 10년은 봐야 하니 은은하게 불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물론 .. 긍정적으로 승화 해서,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하는 것이다. 

     

    그냥 조금 더 힘든 것이 사라지고 보니 

    주변 사람들이 많이 걱정해주고 챙겨줬던 것에 고마움이 남는다. (이것도 꺾여보는 것의 장점인 것이지..)

     

    힘들어서 매번 푸념하는 거 들어준 큰언니도, 

    더 밀접하게 옆에 있으면서 멘탈도, 기업 적성 시험 도와 준 남자친구도,

    서류 컨설팅/상담 받으면서 나한테 충분히 능력 있으니까 너무 기죽어있지 말라고 했던 멘토 분들도 

    전화하면서 나 혼자 이때까지 잘 해내왔다고 말해준 친구도,

    뭐 일자리랑 관련 인맥 연결해주는 동아리 선배도 다 고맙다.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하는데, 

    그냥 내심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다들(나조차도) 인정해주지 않는 것 같아서 많이 힘 빠졌던 것 같다. 

    암튼, 다시 힘내보자. 

     

    Posted by cold-young